게시판

공지[사회적경제 씨앗이야기-보육] 대구경북맘, 공동육아를 생각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31 조회수 2,156

 

 

대구경북 사회적경제 씨앗이야기 <보육>

 

 


 

 

 
둥지1.jpg
 
 
 
대구경북맘,
공동육아를 생각하다
 
2015년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바로 '공유'입니다. '공동으로 가지다' 또는 '두 사람이 한 물건을 공동으로 소유하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공유는 비단 눈에 보이는 사물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같은 관심사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적절한 희생을 나누는 것 역시 다른 형태의 공유입니다. 이런 사회의 흐름은 아이를 키우는 대구경북의 엄마들의 생각과 생활도 서서히 바꿔가고 있습니다.
 
열 두 가정의 아이들의 품은 공간,
협동조합 둥지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부모들의 얼굴을 볼 겨를도 없이 뿔뿔이 학원으로 흩어집니다. 영어학원을 마치면 수학학원, 수학학원이 끝나면 피아노 학원ㅡ 그렇게 하루 일과가 끝나는 것이 요즘 대부분 초등학생들의 하루일과입니다. 획일화된 학교의 공교육과 포화상태인 사교육 시설들은 우리 아이들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모두 알아채주지도, 케어해주지도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팍팍한 교육현실만큼 높아지는 것은 당연히 부모들의 교육고민. 또래 아이를 둔 부모들이 머리를 맞대어 만들어낸 조직이 바로 대구 동구 안심지역의 교육 ‘협동조합 둥지’입니다.

 

둥지2.jpg
 
한사랑 어린이집을 다니던 엄마들이 모여서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의 방과 후의 일정을 두고 고민하던 중 마을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을 돌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방과후 마을학교'입니다. 이곳의 방과후 활동 프로그램은 사계절에 따라 아이들의 생체리듬변화에 맞추어 진행됩니다. 학교에서 쌓인 긴장을 풀어주고, 미술관 관람이나 동네 도서관 나들이 등 다양한 야외 활동 프로그램들을 구성하여 틀에 박히지 않은, 그러나 아이들이 하고 싶은 방과후 교육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심리 치료 상담도 병행하여 아이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고 자라나는 몸만큼 정신적인 수준도 자라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장일에, 아이 걱정에 여념이 없었던 부모들이 보다 더 아이들의 교육과 보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부모들의 걱정지수는 낮아지고 아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입니다. 때문에 아이들의 질 높은 돌봄 서비스와 올바른 부모교육은 물론이고 이 곳 둥지가 부모들의 만남의 장이자 성숙한 교육 개념을 다져가는 또 다른 의미의 학교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둥지3.jpg
 
 
열 두 명의 아이들의 엄마 중 고학력과 커리어를 가졌지만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이 일일교육강사로 나서기도 하고, 전문 교사와 함께 엄마가 한 명씩 돌아가며 아이들의 보육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또 아빠 육아의 중요성이 주목되는 교육 추세에 맞춰 아빠캠프를 운영, 직접 아이들의 식단을 짜는 등 함께 어우러져 교육을 담당하며 상부상조의 정신을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엄마들은 자발적으로 이런 '공유의 육아의 장'을 만든 걸까요?
첫 번째는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 노력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요즘 엄마들의 인식 변화가 더해져 '아이는 함께 키워야 한다.' '교육만큼 성장도 중요하다.' 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내 아이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함께 잘 자라주어야만 결국 내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둥지4.jpg
 
 
위에서 소개한 '둥지'처럼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공동육아는 좋은 교육프로그램과 우수한 육아환경보다는 보육을 담당하는 선생님과 엄마와의 유대감, 친밀감이 아이에게도 안정감을 준다는 믿음을 우선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단순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만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모든 교육과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무엇보다 기존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들과 협동조합 공동육아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부모가 직접 아이의 교육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서로 품을 나누며 협동의 힘이 얼마나 큰지, 또 아이들이 각자의 개성대로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과 부모 아래에서 공동육아의 중요한 효과인 '사회화 교육'을 터득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를 통해 상대를 설득하고 협동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랐기 때문에 당연히 공동체 속에서 조화롭게 지내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교육협동조합의 시스템이 완벽한 교육과 보육의 대안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교육 방법보다 훨씬 더 많은 힘과 품, 시간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의 얼굴에서 밝은 웃음을 찾아볼 수 있는 선택, 공동육아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는 부모로서의 뿌듯함과 아이의 몸과 마음에 자연스레 배는 건강한 자신감과 협동심, 배려심은 용기 있는 교육방식을 선택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사)커뮤니티와 경제 이대성 연구원

 


 

* (사)대구사회연구소 웹진 참세상햇새벽 2015년 3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