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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씨앗이야기] (주)ODS다문화교육연구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31 조회수 2,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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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S 다문화교육연구소는 인증 사회적기업으로써 ‘정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꿈꾸며 Our Dream in Society’ 라는 슬로건아래 다문화교육, 평생교육, 방과 후 교육 등을 주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나현 대표님과의 만남을 통하여 ODS 다문화교육연구소와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ODS 다문화교육연구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저희의 소셜 미션은 다문화 사회의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인식개선에 주체로서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일하며 이분들을 교육전문가로 양성· 파견하여 교육전문가로도 성장시키고 자리잡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결혼이주여성들을 세계 문화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 문화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서 세계 문화 지도자 양성과정 진행하고 저희가 채용하지 않은 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자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이 수업을 나갔을 때 기존의 수업과는 차별화 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대표님께서 다문화가정과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법인으로 전환하기 5년 전 ODS교육연구소라는 이름으로 개인 사업을 했습니다. 평생교육 강사를 육성하고 파견하는 것이 주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사업에 결혼이주여성들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로서는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지요. 그 당시 저에게 그들은 신기하고 낯선 존재였으니까요. 그분들과 만남을 통하여 제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결혼이주여성들의 모습이 아니라 굉장히 세련되었고 활발하고 사회활동도 많이 하고 오히려 우리 일반주부들 보다 나은 모습의 여성들이 와주셨거든요.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제가 가지고 있었던 인식이 잘못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어가면서 현장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한국에서 받았던 어떤 다문화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받았던 상처, 교육현장에서 막상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과 같은 문제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있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드렸어요. 그랬더니 원하는 분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중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취업을 도와주는 것처럼 우리(결혼이주여성들)도 그런 역할을 해줄 사람과 기관이 필요하다.’라는 요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럼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 사업을 지속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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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대표님은 어떤 아이였나요?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동기나 목표 중 한 가지가 나눔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나눔을 하고 처음 기쁨을 느꼈던 때가 언제인가 생각을 해보니까 어린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저는 어릴 때 인디안 밥을 굉장히 좋아했었는데 이유는 과자가 작기 때문에 한 개씩 먹으면 오래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친구가 인디안밥을 먹고 있기에 조금 달라고 한 손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제가 상상한 이상의 양을 주는 거예요. 거의 반 정도의 양을 들어서 저를 주는데 저도 모르게 흘리면 안 되니까 두 손으로 받았어요. 그때는 과자를 저렇게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했어요. 그리고 그때 본 친구의 표정은 평온했었어요. 그 뒤로 제가 친구들에게 과자를 줄 때 조금 더 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나눔이 기쁘다는 걸 처음으로 인식시켜준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고 작은 이야기지만 중요한 동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 지금의 사회적 기업을 이루기까지 어떠한 일을 해오셨나요?

첫 직장으로 방송국 부설 문화센터에서 일했어요. 그때 평생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눈을 뜬 것 같아요. 두 번째 직장은 학습지회사였고 세 번째는 다 싫어서 정말 뜬금없이 문구점을 했어요. 이때 저는 떼돈을 벌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화재보험이 없던 당시에 두 군데에서 불이 나고 사기도 한번 당하고 잘된다는 소문에 6개월 만에 주변에 문구점 5개가 생기는 경험을 했어요. 망하지는b7ecb03a13680e8a9dc3cbaa9369e36d_1478744137_17.jpg
않았지만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께 드리고 남편이 직장을 다른 곳으로 발령받을 때 저도 푹 쉬고 육아에 집중할 생각으로 함께 갔습니다. 하지만 딱 한 달 쉬니까 우울증 오더라고요.

 

첫 직장이 원래 인생에서 많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다시 교육 쪽으로 눈을 돌려 아이들을 지도하는 공부방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부방을 하면서 방과 후 교사로 활동했어요. 활동 중에 누가 좀 주부들을 교육해서 방과 후 교사로 만들어 주는 곳 없느냐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경력단절된 여성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실제로 없는 거예요. 그래서 자격증을 발급하거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과 협약을 해서 시작을 했던 것이 ODS교육연구소입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제가 그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인생은 알 수 없다는 말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저희가 다문화 인식개선 수업을 하잖아요. 얼마 전에 수업을 들으신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이야깁니다. 한 교실에 다문화가정 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도 외모도 다문화가정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한 달쯤 지났는데 아이가 찾아와서 ‘선생님은 왜 저한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안물어보세요.’ 하니까 선생님이 ‘너 한국 애잖아, 근데 왜’ 라고 하니까 아이가 눈물을 흘리면서 울더래요. 저희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짜릿해요. 어떻게 이분들이 변해가고 어떻게 아이들이 배려받을 수 있는지를 우리가 하는 교육의 효과로 많이 느끼는 거죠.

 

 

* 다문화교육을 원하지 않는 또는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에 대한 접근은 어떻게 하나요?

그래서 저희가 사회적 기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흑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처럼 결혼이주여성들이 능력 있는 교육자로서 외부에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례로 이쟈스민 의원이 겪었던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아줌마 저기 외국인 왔어요.’ 라고 해서 ‘내가 필리핀에서 왔는데’ 이러니까 아이들이 ‘아~!’ 이렇게 말을 하더래요.

 

정리하자면 중요한 것은 노출 빈도, 만남 횟수와 기회입니다. 관심이 없는 분들은 많이 만나지 못했고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결혼 이주 여성분들을 돕는 사업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선생님으로 보내는 일을 하는 것이 사람 간의 노출빈도를 높이기 위함이에요. 저희가 점심시간에 저희 선생님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면 아주머니가 이 분은 다른 나라에서 오신 것 같다며 관심을 가지세요. 다문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국밥 아주머니가 그저 국밥을 먹으러 온 베트남 사람한테 말을 걸고 집에 가서는 ‘우리 식당에 베트남 사람 왔었다.’ 라는 말을 하게 되고 그렇게 관심을 만들어가는 거죠. 제가 제도를 확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장기적으로는 저희의 발언권이 커지고 지역연계가 이루어진다면 정책제안을 위한 포럼을 열어 정책제안을 하고 발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 앞으로의 목표와 방향은?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사업들을 봤을 때 아직도 사업을 위한 사업들이 많습니다. 저는 ODS다문화교육연구소가 5년쯤 지나면 결혼이주여성이 성장해서 대표가 되어 당사자가 이끌어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계속 대표일 생각은 없어요. 저는 제가 따로 할 수 있는 사업들도 많이 있어요. 다문화교육사업부에서 매출이 올라가고 정착이 된다면 저의 역할은 거기까지이고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어서 꾸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랜서든 정규직이든 함께 일하는 분들이 차후의 대표자가 된다고 생각하고 경험과 지식적인 부분에 대한 습득을 많이 도와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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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와경제 '소셜스토리' 8호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