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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eat는 집] 사회적 기업이 만든 ‘착한 먹거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7-02-16 09:04 | 1,904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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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마을은 서로 도왔다. 불이나 홍수로 몇몇 집이 피해를 당하면, 이를 복구하고자 다른 집에서 나무와 지붕을 이을 이엉 등의 물품을 제공했다. 한강에 홍수가 났을 때는 나루터마다 상행위를 중단했다. 남의 불행 중에 돈벌이를 할 수는 없었다. 조선시대에는 지켜야 할 약속인 ‘향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마다 상호부조를 위한 일종의 자치규약이 있었다.

 

‘마당쓸이’도 있었다. 양식이 떨어져 처자식이 굶으면, 양식이 있는 집을 찾아가 마당을 쓸었다. 집주인은 누가 마당을 쓸었는지 확인해 며칠 먹을 양식을 갖다 줬다.

 

“만물은 서로 돕는다.” 러시아 철학자 표트르 크로포트킨(1842~1921)의 생각이다. 그는 1902년 같은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크로포트킨의 결론은 이렇다. “개체 간의 싸움이 적고 상호부조의 실천을 이룩한 종이 가장 큰 발전을 달성했다. 상호보호에 의해 경험을 축적할 만한 수명을 얻을 가능성이 있으며, 종의 유지를 위한 안녕을 확보하여 더욱 높은 수준의 진화 단계로 나아간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종의 성공이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칼 폴라니(1886~1964)는 사회적 경제를 이론화했다. 폴라니는 1944년 ‘거대한 전환’이란 책을 출간했다. ‘이윤과 효율성’보다 ‘연대, 정의, 행복’이 중심이 된 경제를 제시했다. 경쟁하는 이기적인 인간이 아니라 서로 돕는 이타적인 인간을 강조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라는 자각이 철학적 바탕이 됐다. 폴라니는 자유방임시장을 비판했다.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비유를 빌려, 시장을 ‘악마의 맷돌’이라고 표현했다. 시장이란 이름으로 임금을 깎거나 직장에서 내쫓기고, 큰 기업이 작은 기업을 몰아내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다운 관계를 지켜주는 의미로서 ‘사회’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대구 사회적 기업 107곳 중 26곳 먹을거리 기반…친환경 음식 생산하고 사회적 약자 일자리 제공 

상호부조와 사회적 경제는 오늘날 다양한 형태로 실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회적 기업이다.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사회적 기업은 모두 107곳이다. 정부 인증기업이 61곳이고, 대구시 예비기업이 46곳이다. 무엇보다 음식과 식품 등 먹을거리와 관련한 기업이 많다. 인증기업의 29.5%(18곳)와 예비기업의 17.4%(8곳)가 먹을거리를 기반으로 한다. 친환경 먹을거리를 생산하며,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는 사회적 기업을 2018年까지 145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구·군협의회 구성 등 민(民) 중심의 사회적 경제 조직을 갖추고, 1천 명 이상의 지역 리더를 양성하는 등 사회적 경제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이춘우 대구시 사회적기업팀장은 “사회적 기업은 목적이 수익이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며 “대구시는 예비기업을 지정하고 지원정책을 통해 정부 인증을 받도록 뒷받침한다. 앞으로 다른 기업과 경쟁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야월연근사랑협동조합

#반야월 연근 전국 생산량의 40% 차지

#연근 비빔밥·한정식·왕건백숙 일품

대구 동구 반야월은 연근의 고장이다. 동구는 전국의 연근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2014년 8월 대표작물인 연근을 활용해 협동조합을 꾸렸다. 봉사활동을 하던 지역 여성 10여 명이 의기투합했다.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모였다. 연근 전문 음식점도 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사회적 기업으로 정부 인증을 받았다.

음식점에선 겨울이 제철인 연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연근을 곁들인 한정식(백련상, 홍련상)과 왕건백숙, 연근비빔밥, 연근수제비, 연근알탕 등 식사와 술안주가 모두 가능하다. 연근 가공품도 판매한다. 반야월의 연근을 손질·가공해 말린다. 말린 연근 가루는 조미료 대신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다. 혈액순환과 해독작용, 위장기능 향상, 고혈압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근 차와 피클, 장아찌, 유자청도 있다.

사회 공헌 활동도 열심이다.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홀몸노인에게 음식 대접을 한다. 장학금 등 수익금을 마을에 환원하고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연 요리 교실과 다도수업 등 마을의 사랑방 역할도 한다.

-주요 사업: 연근 음식점 운영, 연근 가공품 제조 및 판매

-인증 날짜: 2016년 11월 7일

-주소: 동구 동호로2길 13-5

-전화번호: 053)964-0912

 

◆레드리본 사회적 협동조합

#에이즈 감염인과 함께 카페 운영

#원두 신선도 위해 1주일 내 소비

2013년부터 에이즈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하는 국내 최초의 카페 ‘빅핸즈’(BIG HANDS)를 운영하고 있다. ‘큰 박수를 보내다’라는 격려와 응원의 뜻을 지닌 카페 운영에는 활동가와 후원자, 봉사자, 감염인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한다. 조합의 목적은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감염인 자활 지원을 위한 바리스타 양성과 일자리 마련에 있다.

한 대기업 공모전에서 받은 지원금 1억원이 카페의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후원금 등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보증금 2천만원을 마련했다. 카페에선 커피와 생과일주스,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 만족을 위해 최고급 원두와 음식재료를 사용한다. 커피 원두는 맛을 유지하고자 1주일 내에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더치커피 선물세트 판매와 이동식 카페 운영, 출장 케이터링(행사 음식 제공) 서비스 등 수익을 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협동조합 우수사례에 선정되고, 보건복지부장관과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에이즈 예방을 위해 카페 방문객에게 무료로 콘돔을 나눠준다.

-주요 사업: 카페 운영, 에이즈 감염인 재활교육훈련 사업

-인증 날짜: 2016년 6월 29일

-주소: 동구 안심로 50길 25

-전화번호: 070-8877-5448

 

◆협동조합 농부장터

#농촌과 도시민 잇는 로컬푸드 업체

#생산자 실명제로 친환경 식품 판매

대구를 대표하는 친환경 로컬푸드 사업체이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농촌의 마을공동체와 도시민을 연결함으로써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소비하기 위해서다. 첫 시작은 2009년 직거래 상설매장을 열면서부터였다. 이후 조합원을 모으고, 도농교류를 활성화한 끝에 2013년 10월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법정조합원이 100여 명이고 이용조합원과 일반회원이 1천 명을 넘는다.

주요 사업은 로컬푸드 직매장 및 직거래장터 운영이다. 직매장에는 신선하고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유기농과 저농약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원산지와 생산자 실명제로 신뢰를 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잔여 농약 검사를 통해 품질을 유지한다. 직매장 2층 그린테라스는 식당과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메뉴는 뷔페 비빔밥으로 1인당 7천원이고, 조합원은 6천원이다.  

농부장터는 아파트와 직장, 단체·기관 등을 농민과 연결하는 집단 공동구매 사업을 벌이고, 생태농촌과 문화역사체험과 같은 도농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요 사업: 로컬푸드 직매장, 도농교류

-인증 날짜: 2014년 9월 17일

-주소: 북구 학정로 137

-전화번호: 053)321-2909

 

◆서구웰푸드

#도시락 공동체서 출장뷔페로 성장

#결식아동 급식·저소득층 반찬 배달

출장뷔페 전문기업이다. 시작은 2007년 4월 대구서구지역자활센터의 도시락공동체 ‘웰푸드’였다. 2년여 동안 경쟁력을 키워 2009년 11월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이듬해 10월 ‘미소나리’라는 출장뷔페 브랜드를 등록했다. 결혼식과 체육대회 등 각종 행사에 뷔페나 도시락을 제공한다. 자본금 없이 출발했지만, 정책자금 대출로 냉동차를 사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장수 사회적 기업이 된 배경은 다양한 메뉴와 차별화된 서비스에 있다. 가격도 부담이 적다. 한식뷔페는 1인 기준으로 1만원이다. 모둠 전과 삼겹살 수육, 버섯볶음, 소불고기, 탕수육 등 10여 가지 메뉴가 있다. 50인분 이상이면 주문이 가능하다. 결혼식 피로연은 2만~3만원, 기업체 행사는 1만5천~2만원으로 출장뷔페가 준비돼 있다.

결식아동 급식과 서구의 저소득층 부식을 집으로 배달하고 있다. 방학 중에 이곳 도시락을 이용하는 학생이 한때 1천 명이 넘기도 했다. 저소득층과 같은 취약 계층 위주로 직원을 채용했다. 또 정기적으로 가톨릭단체에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요 사업: 결식아동 급식, 출장뷔페, 행사 도시락

-인증 날짜: 2009년 11월 11일

-주소: 서구 평리동 721-2

-전화번호: 053)555-4843

 

 

매일신문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출처 : 매일신문, 본문보러가기 >>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6253&yy=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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